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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022. 10. 4. 22:29
무제 Life/생각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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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Apple TV]

최근 룸메이트의 추천으로 보고 있는 한 드라마가 있다. Apple TV에서 방영 중인 테드 레소(Ted Lasso)라는 작품으로 미식축구 감독이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축구 팀 감독이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실제로 프리미어 리그에 존재하는 팀들이 언급되는 것도 한 가지 관전 포인트이다.

 

아직 드라마 초반부만 보고 있어 후에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간만에 많은 에너지를 품고 있는 드라마를 보게 된 것 같다. 어찌 보면 '머니볼(Money Ball, 2011)' 과 같은 클리셰를 갖고 있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조금 더 미소지으며 볼 수 있는 개그(?) 장르에 가까울 수 있겠다. 보다 진중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비추다.

 

개인적으로는 개그 요소가 들어가있는 것을 좋아하는 터라 흥미로운데, 계속해서 사내스터디를 언급하지만 스터디와 연관되어 몇 가지 생각이 떠올라 이 생각을 남겨두고자 한다.(쓰라는 기술 게시글은 안쓰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란 단순한 개발(코딩)을 넘어선 보다 관리적인 측면을 많이 함축하고 있다. 구성원들의 생각들을 접해보았을 때, 개발적인 측면에서 보다 집중할 수 있는 리더(테크 리드)와 관리적인 측면(관리자)으로 나아가고 싶은 사람들로 나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관리자든 테크리드든 누군가를 대표 및 리드하는 자리에 올랐을 때 반드시 갖추어야 할 능력은 구성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적절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성향에 맞던 맞지 않던 결국 우리는 팀으로써 움직이게 될 것이고, 공통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라고 생각한다. 

 

조직행동론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도 '동기부여'는 꽤나 많은 챕터를 할애하고 있다. 조직의 합일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모든 구성원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보며 마냥 하하호호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앞서 언급한 이런 생각들에 꽤나 상충되는 상황에 놓여져 있기 때문이다. 팀의 리더는 구성원들의 성향을 파악하기 보다 본인의 업무에만 매몰되어 있으며, 전반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기보다 내재되어 있는 일이 폭발하기 직전에야 비로소 구성원들에게 풀어내고 있다. 구성원들의 입장에서는 각각의 타임테이블 하에 움직이고 있던 일정이 통째로 뒤틀리기 때문에 달가울 수 없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 조직개편을 통해서 회사는 내게 SM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단 한 번도 SM이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설명해 준적이 없는 것이 킬포인트인데, 알고 보니 '스크럼 마스터(Scrum Master)'라고 하더라. 달라질 것은 크게 없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타이틀만 있는 직책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가 가기 전을 목표로 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우리의 리더는 이것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부여하거나 관리자로써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저 '12월까지는 끝내야 한다'라고 같은 말을 되풀이 중일 뿐이었으며 그렇다고 해서 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도 않았다. 총 4명의 투입 가능 인력 중, 업무의 메인 롤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2명이었고, 다른 2명은 다른 역할을 수행중이거나 신입으로 현재의 프로젝트 및 규칙에 아직은 적응하는 단계에 있다. 다시 말해 모든 다른 업무를 중단하고 이 프로젝트에 집중해도 12월 안에 끝날까 말까 한 상황이다.

 

더 이상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내가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전반적인 일정과 필요한 작업 내용들을 정리하였다. 추가적으로 각 인원들에게 성향과 실력에 기반하여 업무를 분배하고 작업을 진행 중에 있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가장 우리 팀에게 중요한 프로젝트임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리더는 끊임 없이 다른 일감을 물어오기 일쑤였고, 해당 일을 당장 처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의문이 들기 시작하였다. '내가 중요한 가치나 목표를 잘못 인지하고 있는가?', '내가 주제 넘게 이 롤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가?' 

 

대화를 시도해보기도 하였으나, 사실 명확한 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 리소스 및 상황들에 대해 설명하고 직접 관리할 수 없으신 상황이라면 적절한 책임과 권한을 오피셜하게 위임해주시기를 요청드렸다. 설령 팀원들이 내 의사와 뜻을 따르더라 하더라도, 공인되지 않은 인증과 권한은 그저 오만함이자 out of role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명확한 답변 혹은 다른 대안책을 들은 것 없이 시간은 흘렀고, 우리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고 프로젝트는 진행되어야만 했기에 관련 공수를 산정하고 업무를 진행 중에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다시 드라마로 이야기를 돌려보고자 한다. 테드는 기술(soccer)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구단주가 명백하게 다른 목적으로 감독을 선임하였다. 하지만 테드는 늘 긍정적인 모습으로 상황에 대처하고자 노력하는데, 그 첫 번째 스텝은 선수들을 비롯한 구단을 구성하고 있는 인원들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투자하고 있다. 나름대로 파악한 각 구성원들의 성향을 바탕으로,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 당장은 다소 저조한 퍼포먼스를 보이더라도 더 나은 미래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테드가 어떤 성공적인 퍼포먼스를 이끌어냈는지 확인할 수는 없다(4화까지만 봤기 때문). 앞서 언급하였듯이 마냥 웃으며 드라마를 볼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내가 처해있는 상황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반적으로 조직의 구성이 변화하기도 하였으며 많은 인력들이 교체되기도 하였다. 지금은 그 무엇보다도 안정된 조직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단기간의 성과를 만들어내기 보다, 같은 일(기존 구성원들의 대거 탈주)을 겪지 않기 위해서 기반을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의 베이스는 역시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며 팀을 구성하고 더 나아가 조직을 구성하는 팀원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규 인력 채용에서도 이 방면에 대한 문제는 드러나고 있는데, 우리가 처해 있는 문제는 분명하기 때문에 이를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생산적인 마인드를 갖춘 인력을 필요로 하나, 팀의 리더는 단순히 12월 목표만을 위해서 SI 식으로 팀원을 뽑기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그저 순응하기보다는 조금씩이나마 부딪혀 보고자 한다. 조직 혹은 이 글을 볼 앞으로의 조직의 리더들은 내 생각이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문제라도 트레이드오프는 존재한다. 아직은 경험이 많지 않은 주니어 개발자로서의 생각이긴 하지만, 더 크고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돌이켜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결정적인 요소가 들어있지만, 리더는 이와 같은 중요한 트레이드오프가 발생하는 시점에 적절한 방향과 이를 뒷받침하는 적절한 배경설명을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테드 레소가 제이미 타르트가 본인의 오만함에서 벗어나 팀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고, 의기소침 해 있는 샘을 본인의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이끌어내고, 로이에게 팀의 주장으로써 적절한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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